황희 정승이 산 너머 마을을 가기 위해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오랜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가볍게 짐을 싸고 출발을 했는데, 초행길이라 혹시 늦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밭에서 일을 하는 농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저 산 너머에 있는 마을을 가려고 하는데 해지기 전에 도착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농부는 아무 대답이 없이 묵묵히 밭일을 했습니다. 황희는 '매우 바쁘거나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여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한참 뒤에서 농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해지기 전에는 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희는 아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왜 이제야 답을 하냐고 물었습니다. "허허, 그것 참, 어르신의 걸음 속도를 봐야 알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걸음 속도에 따라서 도착하는 시간이 달라지듯이 하느님을 향한 믿음에 따라 기도의 응답과 신앙을 통해 누리는 기쁨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하기 전에 축복의 약속인 말씀을 지키는 삶을 살고 있나 먼저 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