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이야기는

by 박철현 posted Nov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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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길게 말하지 않도록 합시다.

길게 말하다가 사랑의 떨림이 사라지기 전에,

속히 말을 그치고

남아 있는 사랑의 떨림은 마음으로 나누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용서할 때

목소리를 높이지 않도록 합시다.

높은 목소리로 말함으로써

용서의 진실이 가벼워지기 전에

속히 목소리를 낮추고

남아 있는 용서의 말은 마음으로 전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그리울 때

길게 편지하지 않도록 합시다.

길게 쓴 편지 때문에 그리움이 엷어지기 전에

속히 글을 멈추고

남아 있는 그리움은 마음으로 전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기뻐할 때

크게 소리치지 않도록 합시다.

큰소리로 말미암아 기쁨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속히 목소리를 낮추고

남아 있는 기쁨은 마음으로 느끼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도울 때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로 손 내밀지 않도록 합시다.

높은 곳에서 교만으로 넘어지기 전에

속히 낮은 곳으로 내려와

남아 있는 도움을 남모르게 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슬퍼질 때

슬픔의 강에 깊이 빠지지 않도록 합시다.

슬픔의 강물에 깊이 빠져 가슴까지 차가워지기 전에

속히 강가로 나와

가슴만은 따뜻하게 지켜 가도록 합시다.

 

우리가 서로 헤어질 때

이별의 기간을 오래 갖지 않도록 합시다.

헤어지는 기간이 길어져

만남의 아름다움이 추해지기 전에

속히 떠나보내고

남아 있는 이야기는 마음에 간직하도록 합시다.

 

 

 

- 정용철님,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