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시간들이 앞 다투어 사라진 길목, 밖 서성이는 바람 한 점에도 당신 모습 묻어있을까 오늘도 가을을 붙들고 어스름 저녁 길을 나섭니다. 그 동안 주고받은 언어들이 소중한 인연으로 쌓여 가슴의 길을 얼마나 달려왔는지 저렇게 스러지는 나뭇잎마다 당신과 나의 뜨거운 눈물이 피멍으로 물들었습니다. 서로 갈 길이 달라 깊은 안개 숲을 껴안고 살지만 가을이면 낙엽으로 다가 와 발 앞에 구르는 의미를 잘 압니다. 걸어가는 내 어두운 밤길도 찬바람으로 우수수 무너집니다. 깊어간다는 것은 그리움에 숨을 몰아쉬는 것 만날 길은 멀고 먼 이야기지만 마음으로 찾아주는 온기가 있어 가을은 밤으로 깊어가고 우리는 별처럼 반짝입니다. - 박영배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