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내 안에 들어와 사랑의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내 마음의 문은 항상 열어놓았는데도 그대는 늘 머뭇거리며 내 주위를 서성이기만 했지요. 품에 안으면 몸에 돋친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힐세라 차마 안을 수 없는 고슴도치의 안타까운 사랑처럼 내가 한 걸음 다가서면 그댄 항상 두 걸음 뒤로 물러서곤 했지요. 그것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사랑법이라 여기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그것은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 단지 사랑하면서 겪어야 할 아픔을 두려워해 뒤로 한발 물러선 비겁하고 용기 없는 행동이었을 뿐이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최고의 사랑법은 그저 먼 발치서 가만히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프더라도 힘껏 안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군요. 사랑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기에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비록 아픔뿐이라 할지라도 그조차도 오늘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또 다른 내 삶의 이유가 되기에 나 아파도 주저 없이 그대를 사랑하렵니다. - 박현희님, '아파도 사랑하렵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