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물처럼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 쓰고 소리 지르며, 악착 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 한 마디 참고, 물 한 모금 먼저 건네고, 잘난 것만 보지 말고, 못난 것들도 보듬으면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듯 원망하고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며 살 걸 그랬어. 세월의 흐름에 모든 게 잠깐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무엇을 얼마나 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둥바둥 살아 왔는지 몰라. 사랑도 예쁘게 익어야 한다는 것을. 덜 익은 사랑은 쓰고 아프다는 것을. 예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날에는 왜 몰랐나 몰라. 감나무의 홍시처럼 내가 내 안에서 무르도록 익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더라도 겨울 감나무 가지 끝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 지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 '오늘이 전부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