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사카 고등법원의 형사부 총괄 판사였던 오카모도 겐은 1987년 36년 동안이나 재직했던 판사직에서 퇴임했다. 큰 사건들을 맡아 처리해오던 유명한 판사였던 그가 정년퇴임까지 5년이 더 남았는데도 일을 그만두자, 사람들은 변호사 개업을 하려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엉뚱한 곳을 찾아갔다. 바로 집 근처에 있는 요리학원이었다. 그는 요리사 자격증을 따서 음식점을 내겠다는 각오로 60이 다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원을 나갔다. 그는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과 함께 칼 쓰는 법과 양념을 만드는 법, 야채를 써는 방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년 만에 그는 요리사 자격증을 따내더니 자신이 일하던 법원 앞에 두 평 남짓한 간이음식점을 내었다. 유명한 판사였던 그를 알아보는 손님들은 많았다. 사람들은 모두 판사직을 그만 두고 음식점을 낸 것을 궁금해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이런 말을 해 주었다. "재판관이 되어 사람들에게 유죄를 선언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는 그 일을 36년이나 해 왔던 것이죠. 재판관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식당 주방장이 되더라도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행복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남에게 죄를 정하고 벌을 주는 일이 싫어서 남은 여생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며 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무척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작은 음식점 이름은 '친구'이다. 그 이름 속에는 그의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그의 오랜 소원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