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어보기

by 박철현 posted May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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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시를 아는 것입니다.

 

도시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잃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시시때때로 하는 말입니다.

 

길을 잃는다는 행위는 '잃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찾는 행위'가 중요해짐을 말합니다.

 

어떻게 찾을 것인가?

무엇을 찾을 것인가?

단서는 어디에 있는가?

 

위험은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가?

그 위험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즐거움은 어떤 것인가?

만약 다시 여기 온다면 확실히 길을 알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이곳을 어떻게 설명할까?

이곳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이런 즐거움이 바로 길을 잃어보는 즐거움입니다.

길을 잃고 또 길을 찾는 과정에서

공간, 장소, 생활, 사람,

사회의 작동 방식에 대한 노하우가 생깁니다.

 

실수를 통해 얻어지는 진짜 지식,

모색의 모색을 통해서 얻어지는

진짜 체험이 길 잃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 김진애님의 '매일매일 자라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