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제가 가이드를 잘 하기 위해 제일 많이 보는 책이 혹시 무엇인지 아세요?" "관광 가이드 책이나 역사책이 아닐까요?" 라고 답하니 뜻밖의 대답을 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식물도감'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그 지역에 대한 질문이나 유적지에 대한 질문보다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나무나 꽃을 가리키면서 이름이 무엇이냐고 너무 자주 물으신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그 지역에 오래 살았어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나 꽃이 아니고서는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겠지요. 저 역시 갑곶성지에 있는 모든 나무와 꽃 이름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마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나무와 꽃을 가리키며 물어보신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관심 있는 것이 궁금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관심이 없으면 질문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즉, 질문이 있는 곳에 나의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관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주님께 관심은 있는 것 같습니까? 주님께 대한 질문이 없다면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은 혹시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