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쯤이야

by 박철현 posted Feb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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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부자가

자신의 하인 백 명을 한 곳에 불러모았습니다.

 

하인들이 모인 자리에는

커다란 항아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부자는 하인들에게 금화 한 닢과 작은 술 단지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말했습니다.

"곧 큰 잔치를 여는데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특별한 포도주를

연회에서 내놓고 싶다.

그러니 너희들은 내가 준 금화로

각자 다른 포도주를 한 단지씩 사 와서

이 큰 항아리에 한데 섞어 두도록 해라.

여러 가지 포도주를 섞으면

어떤 맛이 날지 매우 궁금하구나."

 

하인들은 술 단지와 금화를 가지고

각자 포도주를 구하러 떠났습니다.

 

그런데 한 하인은 주인에게 받은 금화를

자신이 챙기고 자신의 술 단지에는 물을 채워

슬그머니 큰 항아리에 부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큰 술항아리에

물이 조금 섞인 걸 누가 알겠어.

이 금화는 내가 써야겠다.'

 

잔치가 열린 날 부자는

포도주를 사러 보낸 하인들을

따로 모아 두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잔치는

그동안 고생한 너희들을 위한 잔치다.

오늘 하루는 너희가 사 온 술을

마음껏 마시며 즐기기 바란다."

 

그리고 큰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를

모두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술을 받은 하인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이 술잔에 받은 것은 전부 맹물이었습니다.

 

백 명의 하인들은

모두 나 하나쯤이야 하고 생각하고,

금화를 빼돌리고 물을 가져왔던 것입니다.

 

결국, 하인들은 빼돌린 금화를 도로 빼앗기고

잔치 내내 맹물만 마시고 있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