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부호로 알려진 하워드 휴즈(1905∼1976)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영화사, 방송국, 비행기 회사, 호텔, 도박장 등 50개 업체를 가진 경제계의 실력자이었습니다. 한 때는 헐리웃 영화배우들과 염문을 뿌리면서 많은 가십거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배우들 가운데는 에바 가드너라는 당시 최고의 여배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휴즈가 죽기 십 수년 전부터 결벽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그는 심한 결벽증 때문에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십 년 동안 무균 상태의 유리관을 만들어 놓고 외부와 차단된 채 그 안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증세는 더욱 악화되어 자가용 비행기로 병원으로 가던 중에 사망을 했습니다. 그가 1976년에 사망하면서 남긴 유산은 우리 돈으로 2조 4천억 원 정도로 그 당시에는 아무도 따를 수 없는 거액이었습니다. 휴즈가 남긴 마지막 말 한 마디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Nothing. Nothing"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이 말을 반복하면서 그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돈도, 미녀도, 명예도 죽어 가는 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솔로몬 왕이 남긴 허무에 관한 말과 유사합니다. 솔로몬 왕은 이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다 맛보고 난 후 그의 삶을 다음 한 마디로 요약했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이러한 헛된 것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